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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삶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베트남 호치민 이윤희 선교사

2025-06-09


선교지 편지 (베트남 호치민 이윤희 선교사)


매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신연이 돌아왔습니다.

늘 세신연이 열리는 장소로 가는 길은 갈때마다 새로운 다짐을 하도록 만드는것 같습니다.

이번에 듣게 되는 말씀에는 또 어떤 은혜로 나의 삶을 뒤흔들것인가 하는 기대로 말씀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분주하고 바쁜 시간들을 보내던 요즘이지만 이 시간을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은 진정으로 주님이 주신 마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그리웠던 친구를 만나는것 처럼 모처럼만에 만나뵙게 되는 선교사님들을 보는 것도 기쁘고 늘 존경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스승 고목사님의 얼굴을 뵙는 것도 마음속 깊이 감사와 기쁨이 넘치지만 무엇보다 저를 기대하게 만들고 설레이게 만드는건 하나님의 말씀인것 같습니다.

듣고 들어도 새로움과 힘과 용기가 되니 어찌 이 시간이 기다려지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은 한 점도 옳지 않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역과 관계, 낯선 문화 속 어려움들 가운데 용기와 힘을 주는 건 매번 경험해도 더 경험하고 싶은 강렬한 욕심과 간절함의 강도는 더욱더 깊어만 지는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위로, 힘과 격려가 없으면 저는 도저히 이곳에서 살아갈 수가 없기에 마치 어린 아기가 엄마의 젖을 사모하듯 저 역시 일 년에 한 두번 열리는 세신연이 그렇게 갈급할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주님과 한편된 사이를 들으면서 받은 은혜들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적어보겠습니다.

특별히 모세에 대해 공부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 저에게 적용해야 할 점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모세는 40년의 긴 하나님의 훈련을 받으면서 믿음이 성장하였다.

모세는 백성을 바라볼때 자신이 소유한 백성이 아닌 하나님이 구원하실 하나님의 백성으로 바라보는 지도자로 성장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선교사인 나에게 너무도 중요한 가르침이 있다. 선교지에서 만나는 이들이 모두 하나님의 구원을 받을 귀한 영혼들이기에 모세와 같이 믿음으로 이들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어떠했는가? 내가 바라보는 선교지의 영혼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가?

잠깐의 흔들림은 현지의 영혼들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선교지에서 만나는 이들은 나의 소유도 나의 열매도 아니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고난의 뿌리도 아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사랑하셔서 예수님까지 찢어 기어이 구원하게 하려는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식들이다.

나는 선교지에 살면서 때로는 이러한 근본적인 사실들을 잊으며 살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가슴이 먹먹해지며 회개가 절로 나왔다.


2.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같은 죄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히 가르쳤다는 점이다.

죄악을 싫어하시는 주님을 잘 알았던 모세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하고 철저히 따르고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주던 지도자였다. 백성들의 소리나 원망에 동조하거나 흔들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나님께서 죄악을 저지른 자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까지도 그대로 순종하던 지도자 였다는 점이다.

나는 이러한 모세를 자세히 공부하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에 저렇게 단호함과 더불어 흔들림 없이 망설임 없이 그대로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모습과는 완전히 대조된 모세를 보면서 도대체 나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선교사로써 잘 행동하고 순종하고 있는가 하는 많은 생각과 혼란이 왔다.

나는 인본적인 사람이요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었다는 결론이 났고 나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들통난 가짜 선교사이며 사람들의 평판과 사람들의 소리에만 민감한 사람의 선교사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나님 말씀 앞에 감정과 이성이 모두 무너지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는 아직도 나를 아프게 하고 있다.

나는 사람에게 기대는 자고 사람의 소리 때문에 울고 웃고 하는 자로써 진정으로 선교사로 부름을 받기에는 가짜 중에 가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정하며 절저히 회개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혼돈 속에 있으며 어떻게 모든 순간 모세와 같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단호히 살아갈 수 있을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금도 계속 기도하고 간구하고 있다.


3. 어렵고 힘든 광야생활 속에서 모세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그저 어려움을 요정하는 지도자 였다.

오늘날 나는 어려움이 오면 일단은 왜 이런 어려움이 왔는가 하며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께 묻는다는 행동 깊은 곳에는 원망이 있었다는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때 나는 온몸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또 나 자신을 자책하고 환경을 불평하고 슬퍼하고 좌절하면서 나의 감정과 힘듦에 집중할 때가 거의 내 인생의 대부분을 보여주었던 패턴 양상임을 알게 되었다.

모세처럼 그저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보고 하나님 앞에 도움을 요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얼마나 다양한 반응을 쏟아 내며 오만가지 감정들로 시간들을 낭비하고 하나님이 하나님의 방법으로 일하시도록 그저 담담히 기도하며 기다리지 못하고 이곳저곳 휘날리는 나약한 바람처럼 행동하며 살아왔었던가 말인가!


4. 모세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여줄 수 있는 지도자였다.

나의 사역현장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몇 번이나 보여주었는가...

오늘날은 이적과 은사, 기적들을 거의 볼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자였다.

이는 내가 스스로 그렇게 믿고 있는 자로 하나님을 나의 이성과 생각 속에 가두어 하나님이 일하실 수 없도록 만든 주동자가 바로 나 자신이며 바로 내가 지금 소유한 믿음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소름이 돋았다.

나는 어쩌다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셀 수 없는 수많은 기적과 이적, 치유들을 가로막는 악한 선교사가 되어 있었단 말인가. 내 믿음의 실제가 드러나니 살아계신 하나님이 너무도 두렵게 느껴졌다.

오! 하나님 회개하고 엎드리고 두려움으로 주님을 느낍니다.

나는 외식하는 선교사요 하나님의 종이 아닌 사람의 종이었습니다.

나는 어찌해야 할까요. 하나님의 진정한 종으로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한 선교사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쫓아다니며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선교사가 아니고 외로워도 좋으니 하나님의 말씀대로만 살아가는 주님의 선교사가 되고 싶으니 저를 변화시켜주세요.

사람들 쫓는 시간에 더 기도하고 하나님 말씀 읽고 묵상하면서 그렇게 주님의 종으로 남은 인생을 담담하게 담대하게 살아갈수 있도록 은혜를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후 2025년 6월 2일

베트남 호치민 이윤희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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