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코랏 이문기, 황은경 선교사
****** 선교지 편지 (태국 코랏 이문기, 황은경 선교사)
고기홍 목사님을 스승님으로 모시고 10여 차례의 제자훈련을 받아왔습니다.
2024년에도 연례적으로 진행되는 제자훈련이 있어서 당연히 귀한 배움을 받고 싶고
또 더 좋은 선교사요 목회자로 주님의 양을 먹이고 싶은 마음에 참석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가까이 다가오며 평범하고 당연한 마음으로 세신연 제자훈련장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항상 좋은 말씀을 나눠주시고 말씀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사역에 대한 마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평범한 정도의 기대하는
마음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저에게 특별한 제자훈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 저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잘 때 꿈을 꾸는
편이 아닌 사람입니다. 꿈에 영적인 것을 경험하는 것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자훈련이 시작하는 당일 새벽에 저는 처음으로 고기홍 목사님의 꿈을 꾸었습니다.
10여 차례 목사님의 제자훈련을 받았지만 저는 그렇게 목사님의 눈에 띄는 제자도 아니요,
가깝게 개인적으로 시간을 보낸 적도 거의 없어서 여러 제자들 중에 묻혀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저의 꿈에 목사님이 나타나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꿈에서 목사님이 가운을
입고 설교하시다가 갑자기 우시는 것입니다. 평소에 강인한 분이시고 단단한 분으로
생각했던 저에게는 이상하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우시는 모습이
단지 우시는 정도가 아니라 통곡을 하시는 모습이시었고, 뭔가 큰 슬픔때문에 통곡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잠시의 꿈을 꾸다가 일어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꿈을 꾸었지? 그리고 목사님은 우시는 정도가 아니라 왜 이렇게
통곡을 하셨지? 그래서 이런 의문과 꿈의 내용을 가지고 제자훈련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제자훈련을 받으며 그 꿈의 내용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자훈련의 주제가
‘주님과 한편된 사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수업으로 ‘주님과 한 편 된
모세’의 내용을 나누는데, 조금씩 배워가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되었고
고기홍 목사님이 그렇게 통곡하신 이유를 조금씩 깨닫고 느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하나님과 예수님은 우리가 주님과 한 편에 서서 같이 가기를 원하시는데,
저 자신의 모습이나 우리들의 모습은 아직도 자신의 편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시고
너무나 안타깝고 속이 상해 통곡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그리고
우리 스승님이신 고기홍 목사님께서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 편에 서 있지 못하고
또 하나님의 우리 편에 온전히 서서 대적 마귀와 싸울 수 없을 만큼 믿음과 순종이
부족한 모습을 보시고, 저렇게 통곡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슬퍼하시고 계시는 구나’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2000년부터 국내의 태국인 노동자 선교를 시작해 태국 코랏에서 16년째
싸웍(제자)교회를 개척해 사역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자훈련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은
저는 아직도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저를 비관하고 있는 아직 치료되지 못한 모습으로
사역을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세의 첫 질문인 ‘나같은 것이 누구이기에..’라는
마음이 아직도 저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이 치유하시고 사용하시려는 것이 분명한데,
저는 아직도 ‘나 같은 작은 자’라는 상처와 개인적인 문제에 몰두하고 하나님께 투정을
부리며 다른 사람을 보내시라고 하며 주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25년 동안 치료되지 못한 저의 생각과 마음이 치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편에 서서 내 것이 아닌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만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벽에 꾼 고기홍 목사님의
통곡하시는 꿈은 저같이 아직도 하나님 편으로 부르시는 부르심에 아멘으로 응답하고 나와
담대하게 말씀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스스로를 비관하고 있는 모습을 보시며
통곡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여주시며 깨닫게 하신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님과 한 편되 사이’라는 주제의 제자훈련을 받은 것을 저의 선교사로서의 삶과
신앙에 축복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받아야 할 치료와 치유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선교와 목회사역에서 가져야 할 모습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두려워 주저하는 아이 같은 선교사가 아닌 바로 앞에서 담대히
그리고 당당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사역자이길 소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씀과 치유를 통해 하나님의 어린양들이 하나님의 편에 설 수 있도록,
하나님과 한 편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몸의 질병을 가진 저와 저의 아내를 위해 바쁘시고 피곤하신 중에도 잊지 않고 얼굴을
대면하고 손을 얹고 기도해주시는 목사님의 긍휼의 마음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앞으로 제가 이곳 태국에서 태국인들과 함께 예배하고 주님을 섬기는데
있어, 그리고 성도들을 주님의 편에 설수 있도록 돕는 일에 좋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다른 제자훈련의 시간보다 이번 제자훈련은 너무 짧게 느껴지며 마치는 시간이 가까워질 때
너무 아쉬웠습니다. 마음으로는 2~3일 더 듣고 싶고 배우고 싶고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또한 처음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듯 목사님의 제자훈련은
우리 선교사들에게 너무 귀한 새로운 소망과 삶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벌써 다음 제자훈련이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과 온전히 한 편 된 선교사’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귀한 시간을 허락해주신 목사님과 평강교회의 성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후 2024년 3월 7일
태국 코랏에서
이문기, 황은경 선교사 드림